Unions need a new business model



노동조합의 조합원 가입율이 감소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제법 강성 노조 소리를 듣는 호주의 노조도 조합 가입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설이다. 호주 노동조합 협의회의 조합 가입율 분석에 따르면 노조가 이끌어온 소위 "영원한 연대"가 과연 오늘의 호주 노동 현장에 적합한 지 의문이라 한다. 1990년 이후 조합 가입율이 31%나 감소해 현재 18.3%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미 10% 이하로 떨어진 한국 보다 나은 상황이지만 이정도 수치로 노동자를 대표한다고 자위하긴 겸연쩍을 수 밖에 없다. 같은 기간 중 노동자의 총 수치는 34%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시대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조 협의회 사무부총장은 여전히 과거의 대규모 집회로 회기를 바라고 있단다. 

사설은 노조가 고용주를 위협하는 고전적인 방식이 과연 호주 노동자들을 위한 가장 생산적인 투쟁인지 묻는다. 그리고 노조는 사업자들이 호주인들을 좀더 효율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물질적인 생활 수준을 높이는 유일한 길임을 지적한다.

참, 세계 어디에서나 유사한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한편 두려운 일이다. 일견 신자유주의 헤게모니가 국경을 넘어 많은 사회에서 보편적인 혹은 당연한 것으로 뿌리내려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니까. 

물론, 노조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과거의 사회운동 모델이 쇠퇴하고 소위 신사회운동론이 등장하면서 부터이니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 변화 속에서도 과거의 방식을 고집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지...... 이런 걸 대의명분이라고 하는 지, 아니면 비내리는 다리 밑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기다리다 끝내 급류에 휩쓸려간 미생과 같다고 해야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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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참 많은 중독이 있다. 최근 조선일보가 기획 보도했던 알코올 중독, 나 역시 힘겹게 벗어난 니코틴 중독, 많은 한국인들의 일 중독, 얼마 전 본 영화 'Shame'의 소재였던 (중독, 그리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에게 숙명처럼 따라오는 수식어 권력 중독까지

 

권력 중독! 법정에서 계란을 던지고 멱살을 잡으며 "도둑놈"이라고 고함을 치는 사람들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것 밖에 할 수 없는 자들을 두고 '허술한 대응'을 이야기 하는 것. 그런 것이 바로 권력의 극에 다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權不十年 花無十一紅 

 

권력은 십 년을 넘기지 못하고, 꽃의 붉음은 십 일을 넘지 못한다는데, 정녕 그 위에 있을 때는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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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인 잡지에서 이 대통령이 호주 파이넨셜 리뷰에 기고를 했다는 짤막한 기사를 보고 무엇인가 궁금해 오늘 찾아 보았다. 찾아 보니 남미 순방 중 길라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오고 간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


볼 키스로 친해진걸까? ^^;ㅋ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나름 두각을 보여온 두 나라의 정상들이 바야흐로 유럽과 세계 정상을 향해 다그치듯 변화를 주문하는 양상이다.  


<기사 전문>


글로벌 금융위기가 4년에 이른 지금도 세계 경제는 살얼음 위를 걷고 있고,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 2억명의 실업자 가운데 7천 5백만이 청년 실업이다. 유럽발 경제 위기의 여파로 많은 국가의 성장률이 악화되고, 불확실성과 위기는 커지고 있다. 

인력 손실의 규모를 감안하면 조속히 경제 성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6월 18일 19일 멕시코에서 G20 정상회담이 직면한 과제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비관적 전망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성장과 안정의 긍정적인 마음 가짐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 해결에 단호히 대처하고, 강하며 자립적인 경제와 일자리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두 가지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먼저, 당면한 문제는 유럽이다. 우리에겐 유럽이 은행의 안정과 강화를 위한 단호한 절차를 밟고, 재정 공고화를 위한 요건을 갖추면서 성장률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유럽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유로존이 환유럽에 대한 감시와 예금 보험을 포함해 재정과 은행 동맹을 통한 통화의 동맹을 지지하기 위한 로드맵에 대한 합의다. 

은행들이 제대로 자본을 재확충하고 지원을 받기 위해 유럽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스페인이 자국 은행의 재자본화를 위해 유럽연합의 금융 지원을 요청한 것을 환영한다. 

은행 부문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는 시장을 사로잡고 있는 약간의 위기를 감소시키는데 필요할 뿐 아니라,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유럽은 금융 안정을 되찾기 위한 믿음직한 재정 공고화 계획도 있어야 하지만 투자 촉진, 상품과 노동시장 자유화, 기업 규제 완화, 경쟁 촉진 및 기술 축적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포함하는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강한 제도적 통합을 포함하는 이 개혁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고 총체적인 이득이 확연해지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진행 방향을 잡는 것은 유럽의 지속적 성장과 협력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떠받칠 것이다. 

우리는 유럽이 최근에 달성한 개혁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칸 G20 정상회담 이후 유럽은 방화벽을 2천억 유로(2520억 달러) 까지 확충했고, 그리스의 부채를 감축했고, 은행과 은행 규제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금융질서 및 고용 상품 시장 개혁의 이행을 위한 규칙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단호한 개혁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우리는 유럽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할 것이라 믿으며, 우리에게도 유럽의 안정과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다.

두번째로, 우리는 G20 국가들이 강하고 지속적이며 균형잡힌 성장을 위한 정책을 실시한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 메시지가 유의미하기 위해선 반드시 실천이 수반되어야 한다.

G20 국가들은 그들의 정책이 경제 성장을 회복과 고용 창출을 명확하게 목표로 하고 있고, 그 책임을 다할 것임을 명백히 해야한다. 

또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로부터 보호 경제를 중단하고 교역과 투자를 개방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도 필요하다. 

특히, 우리는 교역 촉진에 관한 국제 협약을 통한 무역 자율화의 조속한 인도가 올바른 조치이며 교역의 손해를 줄이고 무역 자율화에 힘을 부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G20 정상들은 로스 카보스에서 IMF 재원을 4300억 달러 이상으로 증대시키기 위한 약속을 이행하는 국가들을 포함해 개혁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IMF의 분담금과 통치구조가 지난 10년과 미래에 계속될 경제적 영향력의 변화를 반영케 함을 명백히 해야한다.

경제 성장과 새로운 직업은 현재와 미래 세대의 국민 생활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런 목표를 확고하게 하는 개혁은 쉽지 않으며 변화는 하룻밤에 일어나지 않지만 세계는 G20이 목표를 성취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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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 뿌리 깊은 인종 갈등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일종의 '혁명'이었다. 하지만 그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인종 갈등과 차별은 세계 곳곳에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단일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대한민국도 '다문화'라는 화두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미 국내 거주 외국인 백 만 시대를 넘었고,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도 탄생했다. 이자스민 의원을 둘러싼 의혹에서 촉발된 네티즌들의 반감은 대한민국에도 인종 갈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반구 호주는 소위 '이민자의 나라'로 불린다. 이민자들이 많기도 하고 살기도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에도 엄연히 인종 갈등과 차별의 문제는 존재한다. 75년이나 지속되었던 '백호주의'가 법적으로 폐기 된 것이 불과 40년 전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도인은 특히 호주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도 인도 유학생에 대한 집단 구타 이후 인도 유학생이 80퍼센트나 감소한 바 있다. 양 국 간 크리켓 경기에서 인도 선수가 호주 관중을 향해 손가락 욕을 해 징계를 받은 일도 있다.

이런 인도인의 반호주 감정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호주의 방송이 화제다. 호주 국영방송 ABC는 6월 20일 부터 '바보, 주정뱅이, 인종주의자(Dumb, Drunk, and Racist)'란 프로그램을 6회에 걸쳐 방영한다. 

Source: ABC2 Website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인 조이 힐데브란트(Joe Hildebrand) 기자가 직접 인도 델리에서 만난 네 명의 인도인을 호주로 초청해 함께 여행을 다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행의 목적지는 단순히 아름다운 호주의 관광명소가 아니다. 

방송은 이들에게 "호주의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추악한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래서 그 여행이 끝난 뒤 참여자들에게 호주인은 '바보, 주정뱅이, 인종주의자'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그것은 더 좋은 이미지일수도, 그 반대일수도 있을 것이다.

다문화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 백 만 외국인들에게 비친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외국인 여성들의 눈을 통해 본 한국을 주제로 시작했던 한 방송이 초기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린 사례가 있다. 

우리는 외부인의 시선에 공통적으로 각인된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조차 아직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위 '한류 열풍'을 들며 우리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우리의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문화 시대의 한국인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쩌면 우리를 보는 다른이들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아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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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corp.com


최근  페어펙스 미디어가 구조 조정 및 디지털 미디어 그룹으로 전환을 선언했는데, 오늘은 미디어 황제 루퍼드 머독이 뉴스 Ltd. 의 재편을 선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전했다. 온라인 미디어로 급격한 전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인쇄 미디어의 수요가 급감한 현실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머독은 동시에 호주 폭스텔과 폭스 스포츠의 지분을 각각 25%, 50% 소유하고 있는 콘솔리데이티드 미디어 홀딩스에 20억 달러 인수를 제안했다고 한다. '콘솔'은 호주 폭스텔과 폭스 스포츠의 지분을 각각 25%, 50% 소유하고 있다. 인수가 성공할 경우 뉴스 Ltd.는 폭스텔 50%와 폭스 스포츠 100%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여기서 간단히 호주 주요 미디어 그룹인 뉴스Ltd.와 페어펙스가 보유한 자회사를 조사했다.



뉴스리미티드(News Limited): 루퍼드 머독의 뉴스코프가 소유한 호주 내 자회사. 

 - 디 오스트렐리안(The Australian), 데일리 텔레그라프(Daily Telegraph), 커리어메일(Courier Mail), 디 애드버타이저(The Advertiser), 선데이 타임스(The Sunday Times), 더 머큐리(The Mercury), 노던 테라토리 뉴스(Northern Territory News), 뉴스닷컴 웹사이트(News.com.au) 등을 포함해 무려 140여 개의 일간지 및 주간지와 100여 개의 지방 신문을 보유하고 있다. 웹사이트 중에도 친숙한 여러 곳 Car Guide, Get Price, Career One 등을 보유하고 있다.


페어펙스 미디어(Fairfax Media): 호주의 광산재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알려진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가 19.9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

 - 시드니 모닝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 디 에이지(The Age), 오스테렐리안 파이넨셜 리뷰(Australian Financial Review), 브리즈번 타임즈(Brisbane Times), 캔버라 타임즈(Canberra Times), 뉴캐슬 해럴드(Newcastle Herald)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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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at Fairfax

호주 최대 미디어 기업인 페어펙스 미디어사가 향후 3년 간 1900명을 감원하고 디지털 미디어 그룹으로 전환할 것을 선포했다.


6월 18일 시드니 본사에서 열린 주주 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회자되어 온 '종이 신문의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날 예고된 주요 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문 판형을 타블로이드형(Compact format)으로 변화시킨다. 둘째, 대도시를 중심으로 종이신문 대신 디지털 구독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인터넷 뉴스를 점진적으로 유료화 한다. 셋째, 디지털화에 따라 멜번과 시드니의 인쇄시설 가동을 중단한다. 넷째, 편집 기능을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한다. 


"신문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독자들이 뉴스를 보는 방식은 변했고, 그것은 원래대로 돌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이 신문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단호한 결정을 내린다"고 그룹 CEO인 그렉 하이우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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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생각


그냥 가끔씩, 혹은 현재 생활이 어딘가 녹녹치 못 할 때, 사람들은 종종 지난 시간들을 미화하곤 한다. 그 형태는 각양각색이지만, 추억이란 이름으로 모두의 가슴 속에 하나 둘 자리하고 있다. 어릴 땐, "내가 너만할 땐......"으로 시작하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그저 진부한 옛날 이야기라 생각했었는데, 이따금씩 지인들과 그런 식의 대화를 하며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볼 때 나도 어른이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옛날 이야기의 묘미는 그 것이 얼마나 오늘의 모습과 다른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그 시대엔 최신, 유행 등의 수식어를 달고 있었을 것들이 오늘의 눈으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을 때 오는 재미때문일 것이다. 스포츠 뉴스에서 종종 보게 되는 '10년 전 톱스타 사진' 등이 그러하다. 


누구나 삶의 궤적이 늘어갈수록 이런 이야기 보따리도 늘어 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엔 내 또래는 이제 겨우 '한 세대'라 불리는 시간을 살았는데, 유독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제법 이런 저런 소재들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를 살아왔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포스팅은 그런 옛날 이야기 시리즈의 하나일 내 생애 첫 컴퓨와 관련된 것이다. 



◆ 금성 마이티 286 그리고 웅진 터미네이터


1992년 초, 작은 시골 마을에서 그것은 어쩌면 '사건'이었다. "도대체 쌀이 몇 가마니냐"며 할머니는 혀를 내차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내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컴퓨터를 구입한 것이다. 무려 4년 할부로 구매했는데, 당시 가격이 거의 200만원에 육박했다.


http://omaro75.blog.me/20123239178



컴퓨터랑 무슨 교육? 그 당시 웅진출판사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웅진터미네이터>란 교육 프로그램 이야기다. 5.25인치 360Kb 플로피 디스켓 수 십장으로 이루어진 혁신적인 컴퓨터용 학습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 내에 게임적인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만든 나름 괜찮은 제품이었는데, 아마도 시대를 너무 앞선 개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웅진 터미네이터>는 그룹에게 무려 100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하니까...... ㅎㅎ 



웅진그룹 E-book



컴퓨터를 구입할 때 선물로 받았던 웅진 출판사의 <월간 까치>란 어린이용 생태 잡지도 1년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까치> 역시 재정난으로 폐간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웅진은 너무 시대를 앞서간 기업이었던 것 같다. ㅎㅎ

  


◆ DOS=High, Umb


마이티 286은 초기의 교육 목적 - 즉, 국어, 산수 공부 - 보다는 컴퓨터 공부에 매진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다. 386, 486의 등장을 아쉬운 눈으로 바라 보며 새 컴퓨터를 갖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매달 할부 금액을 은행에 납부하러 가시던 부모님을 보면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커져가는 내 첫 컴퓨터에 대한 애증은 결국 그 녀석을 '최대화' 시키려는 여러 가지 노력과 연구(?)를 이끌었다.  얼마 안되는 새뱃돈을 투자해 컴퓨터 책을 사보기도 했고,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무려 7만 원에 구입해 장착도 했다. 전문가도 아닌 내가 아직도 내 컴퓨터 정도는 조립해서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 때 그렇게 무모하게 투자했던 덕분일 것이다.


http://yerihyo.wikidot.com/game:uncharted-waters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한 창 컴퓨터를 가진 친구들 사이에서 대항해시대 2가 유행이었다. 혹시나하는 될까 싶은 생각에 내 286에서 실행을 해봤지만 되지 않았다. 절망이었다. 친구 녀석들은 매일 아침이면 '조안 페레로'와 술집 여급 이야기 따위를 하는데, 도무지 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ㅜㅠ 그런데 재밌는 것이 486 컴퓨터를 가지고 있던 친구 한 명도 같은 증세로 안되는 것이었다. 연구 모드에 돌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EMS 메모리와 관련된 것이란 사실을 알게되었다. 


하루에도 여러 번 EDIT CONFIG.SYS, AUTOEXEC.BAT 명령어를 두드리며 1MB였던 (2MB도 안되는;;) 내 286 컴퓨터의 메모리 가운데 640Kb의 기본 메모리 외에 남은 메모리를 상위 메모리와 중첩확장 메모리로 분배하는 데 성공하며 마침내 나도 '카탈리나 애란초' 이야기에 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고급 기술(?)을 다른 친구들에게 전수하며 대항해시대를 할 수 없었던 386, 486 친구들도 모두 드넓은 대서양으로 초대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다. 40메가의 하드 디스크가 언제부턴가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 당시 나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소위 "뻥튀기"를 이용해 하드를 60메가로 만들었던 일. RAMDRIVE.SYS를 이용해 위험한 데이브를 초고속으로 실행하기. 그리고 지금도 개선되지 않은 '하드포맷 중독'도 그 때 시작되었다. PCTOOLS를 이용해 에디터 없는 게임의 돈 늘려주기 등 각종 잔기술(?)을 전파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컴도사로 통했던 시절도 있었다.



◆ 빛의 속도로 발달하는 기술


컴퓨터 기술은 다른 어떤 기술과 비교해도 그 발전 속도가 빠르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불과 10년 전 이야기만 해도 컴퓨터를 조금 아는 사람들 사이엔 재밌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내 장래희망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에서 기자로 넘어가던 무렵, 난 생애 두번 째 컴퓨터로 당시 전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세진 컴퓨터를 구매했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Cyrix사의 6X86 제품이었다. 가격은 마이티 286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성능은 비교할 것이 못되었다. 문득,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계속 떨어지는 가격을 보면 도무지 컴퓨터는 살 것이 못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 번 더 새로운 컴퓨터를 만나가 되고, 나이를 한 살 두 살 더 먹으면서 그 때 투자했던 비용들이 허투루 쓴 것은 아니란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동안 습득해 온 짧은 지식 덕분에 내가 누리는 무형의 이익들을 생각하면 그러하다. 그 공의 절반은 내가 '뻘짓' 하다가 286 메인보드와 하드디스크를 고장내 수리비로 수 십 만원이 들었을 때도 "고장 내면서 배우는 것"이라 말씀하셨던 아버지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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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트 공화국 한국. 호주에 살다 보면 때때로 한국 여성들이 지나칠 정도로 다이어트를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 기사에 따르면 한국 여대생들은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날씬함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가끔씩 호주 사람들이 한국인에 비해 상당히 뚱뚱한 편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만, 외모에 대한 편견으로 치부될 소지가 다분해  누구에게도 공개적으로 말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편견으로 들릴 수 있는 이런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통계가 나왔다. 6월 3일 자 헤럴드선에 따르면 호주 여성의 평균 체중이 95년도에 비해 약 3kg 증가한 70.1kg이라고 한다. 남성은 85.2kg이라고. 


모나쉬 대학의 비만/당뇨 연구소에 따르면 호주인의 약 1천 7백 만 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고 한다. 호주 인구가 약 2천 2백만임을 가만하면 대략 75% 이상이 '뚱보'인 것이다. 


물론, 비만의 문제는 외모지상주의와 쉽게 연관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비만은 곧 건강과 삶의 질로 직결되는 문제란 사실을 알리기 위해 호주 정부는 2008년 부터 10년 까지 일종의 전국민 체중감량 켐페인(Messure Up)을 벌였다. 방송 광고 등을 통해 국민적인 인식 전환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그리 긍정적인 것 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Measure Up Campaign Webpage비만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호주 정부의 켐페인



OECD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도 현재 비만률은 낮은 편이지만, 추세 분석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고질병이라고 불리는 잦은 야근과 늦은 밤 회식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한국도 곧 비민과 그로 인한 각종 성인병에 관한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뭐, 나부터 노력이 필요한 듯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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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즐랜드 주의 총선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선거 결과는 노동당의 참패. 맥락은 다르지만 "자유당의 의석 독점을 막아달라"고 외치던 전임 수상 블라이의 모습은 흡사 대한민국 18대 총선 당시 대패를 눈 앞에 뒀던 민주당의 '견제론'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한국이나 호주나 국민들은 결국 '견제론'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음이 들어난 것이다. "그 놈이 그 놈"이란 정치적 냉소의 발로다.

이런 정치 냉소의 시대엔 역시 미디어를 잘 활용해 현 국면을 관통하는 화두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 그것을 선점하는 정치인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디어에서 누군가를 그 화두 - 소위, 시대적 과업에 - 적합할 것 처럼 그린다면, 그 어떤 네거티브 공세에도 그가 승리할 가능성은 높다. 물론, 그 시대적 과업으로 묘사되는 의제 역시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국, 미디어를 통해 링을 만들고 그 위에 먼저 올라서는 선수가 승리하는 것이 오늘날의 정치 환경이라고 하겠다. 

이쯤 얘기하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지난 대선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경제 살리기'란 화두가 미디어를 점령했고, 그 과업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 처럼 묘사 되었던 사람은 대한민국의 수장이 되었다. 이번 호주 선거에서도 그런 규칙은 어김 없이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자유당은 역시 "경제 살리기"라는 화두를 미디어를 통해 줄기 차게 제기했고, 노동당 장기 집권을 경기 불황의 원인으로 몰아 갔다. 여기에 노동당은 자유당의 리더인 캠벨 뉴만의 개인 비리에 초점을 둔 네거티브로 응대했고, 결과는 참혹했다. 그것은 흡사 '경제 살리기'라는 이슈에 BBK 공세로 힘겨운 싸움을 하다가 대패했던 지난 대한민국 대선의 민주당과 같았다. 

Source: Quest Newspapers

니일 사임즈 (사진) 역시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화두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나이는 스물 셋.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인이 되기 이전의 직업은 울워스 수퍼마켓의 직원. "나는 물가 상승을 최 일선에서 느꼈던 장본인이다", "내가 의회로 가져갈 것은 바로 수퍼마켓에서  일했던 근면함이다"라는 그의 이야기는 미디어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미디어의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를 눈 앞에 둔 대한민국엔 지금 미디어를 통한 선거전이 한창이다. 진보 야당 쪽에서는 소위 '현정부 심판'이라는 화두를 적절히 미디어화 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링 위에 잘 오르기만 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 가는 데, 너무 방심했던 것인지 이런 저런 잡음을 많이 내며 소위 헛발질도 여러 번 했다. 여하튼, 재미있는 선거가 될 것 같다. 특히, 정치의 미디어화에 큰 공헌(?)을 한 손수조 후보의 결과는 자못 궁금하기 까지 하다. 미디어의 관심이란 측면에선 굉장히 성공적인 선택인데, '현정부 심판'이란 화두에 걸린다. 쓸모 없는 가정이지만 그녀가 민주당 측으로 공천을 받았다면 미디어의 영향력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도 지역감정의 영향력을 더욱 신뢰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선택이었지 싶다.  

Posted by 세월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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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resources1.news.com.au/images/2010/09/10/1225917/767233-kevin-rudd.gif


쥴리아 길라드의 지지율이 또 한 차례 하락할 위기에 몰렸다. 이미 여론조사에서는 야당 당수인 토니 애봇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다급한 그녀를 향해 ABC의 Four Corners라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한 의혹을 제기했다. 길라드의 비서관 중 한 명이 케빈 러드 전 총리의 사임 2주 전에 이미 길라드의 총리 수락 연설문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증언은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되었던 '길라드 쿠데타의 사전 모의설'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길라드 총리는 "연설문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케빈 러드의 사임 전 까지 어떠한 계획도 모의한 적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케빈러드의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고 멋있는(?) 척을 해 왔는데 사실은 뒤에서 이미 총리 수락 연설을 준비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속된말로 얼마나 '쪽'팔리지 않나. 그나저나, "지시한 적이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말들이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가?? ㅎㅎ 국경을 초월한 정치인들의 필수 언어구나.

재미있는 사실은 과반수에 가까운 호주 시민이 케빈 러드를 차기 노동당 당수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뭘까? 떠나고 나니 그 사람의 진가를 느낀 것일까?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떠나 보낸 뒤에 그 가치가 더 높아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랑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호주에선 원한다면 케빈 러드를 다시 리더의 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원하다 할지라도 그럴 수 없다는 사실. 슬프지만 그 것이 단순히 정치 시스템의 차이 때문만이 아니란 것......
Posted by 세월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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