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루트는 북3존 첨사이드(Chermside)에서 출발해 툼불(Toombul)을 지나 분달 늪지(Boondall Wetland)를 돌아서 다시 첨사이드로 돌아오는 총 30km 코스. 주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페달을 밟는 내내 즐거움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첨사이드에서 툼불까지 가는 길. 쇼파크(Shaw Park)를 지나는 자전거 길은 고즈넉한 시골길을 연상케한다. 불쑥 찾아온 봄의 기운이 완연한 그런 오후였다. 예전에 클레이필드에서 첨사이드 까지 일하러 다닐 때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지났던 길인데, 이처럼 한가로운 오후에 찾게되니 새로운 기분이다.
툼불에서 시작해서 너지(Nudgee)해안 또는 분달 늪지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의 출발지점이다. 케드론 냇물을 옆에 끼고 끝없이 펼쳐진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뭐라 형용하기 힘들다. 평소에 차를 타고 지나가면 결코 볼 수 없는 숨겨진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눈으로 보이는 풍경, 살갗에 닿는 바람의 느낌, 귓가에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코를 간지르는 향긋한 꽃내음. 적어도 이럴 때는 호주라는 나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몇 십 분을 달려도 지나가는 자전거 한 두 대 외에는 인적 조차 보이지 않는 한적한 길. 한 편엔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을, 다른 한 편엔 넓은 초원을 끼고 저 멀리 보이는 파란 하늘을 향해 밟는 페달이 경쾌하다. 정말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라는 표현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넛지 해안으로 가는 도로에서 마주친 슬픈 자전거. 호주 도로를 지나다보면 이렇게 교통사고가 났던 지점을 표시해 두는 꽃다발이나 십자가를 종종 보게된다. 이 곳은 좀 특별한 경우다. 이미 3년 전 사고를 당한 슬픈 영혼은 아직도 목격자를 기다리고 있다.
넛지 해안에 이르기 전에 분달 늪지 입구와 마주치게 된다. 늪지대와 숲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는 최근에 달려 본 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요즘은 겨울에 추위(?)를 피해 북쪽으로 이동했던 새들이 다시 돌아오는 시기라 정말 많은 새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잠시 멈춰서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본다. 마치, '봄날은 간다'에서 자연의 소리를 담던 주인공들처럼...
즐거운 라이딩은 치맥으로 마무리~
'호주에 관한 이야기 > 여가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주에서 자전거 타기] 브리즈번 to 골드코스트 (0) | 2012.10.08 |
---|---|
[호주에서 자전거 타기] 세인트루시아 - 뉴스테드 (0) | 2012.08.18 |
[호주에서 자전거 타기] 숀클리프 - 레드클리프 (0) | 2012.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