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가 본 적이 있는 명소 골드 코스트. 급행 열차를 타면 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기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임에 틀림 없다. 그 곳을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면??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해 봤을 즐거운 상상. 바로, '브리즈번-골드코스트 자전거 자전거 레이스'가 10월 7일 일요일에 열렸다. 퀸즈랜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전거 이벤트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각양각색의 많은 참가자들이 했다. 


매년 개최되는 이 자전거 행사는 '레이스'라기 보다는 '모금행사' 성격이 강하다. 누가 1등인가를 겨루는 대회가 아니라, 참여에 의미를 부여하는 대회인 것이다. 


2010년에 멋모르고 이 행사에 혼자로 참여했던 나는 올해는 "정말 눈 깜작 할 사이에 도착한다"는 말로 아내를 꼬셔서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덕분에 언덕길에서 자전거 두 대를 혼자 끌고 올라가는 수고를 하기도 했지만...ㅎㅎ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고, 뭔가 의미있는 자전거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회이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이 대회 외에도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또 다른 자전거 대회도 있다. 


6월에는 '브리즈번 to 베이' (Brisbane to Bay) 경주가 있다. 이 역시 '모금행사'의 성격인데, 대회 종류가 10km에서 100km 까지 다양하게 구별되어 있어서 왕초보도 참여할 수 있다. 


더 큰 도전을 꿈꾸는 분들에겐 매년 9월에 열리는 'Gayndah to Noosa' 600km 레이스 역시 매력적이다. 개인적인 소망은 나중에 아이가 생겼을 때 베이비 시트에 태워 이 대회에 나가는 것이다^^ 



브리즈번 To 골드코스트 루트차량 통제 덕분에 버스 전용도로 위를 자전거로 주행하는 것도 이 대회의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재미있는 자전거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대한 유쾌한 도전의 의미일까?



우리도 자전거!100km를 서서 달리는 당신들, 대단합니다^^



우리는 팀!위풍당당한 단체의 모습. 함께 타면 더 즐거운 자전거






실려가는 자전거도중에 포기하는 참가자들의 자전거를 나르는 버스. 이 버스에 타지 않겠다고 아내는 부단히도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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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루트는 북3존 첨사이드(Chermside)에서 출발해 툼불(Toombul)을 지나 분달 늪지(Boondall Wetland)를 돌아서 다시 첨사이드로 돌아오는 총 30km 코스. 주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페달을 밟는 내내 즐거움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첨사이드에서 툼불까지 가는 길. 쇼파크(Shaw Park)를 지나는 자전거 길은 고즈넉한 시골길을 연상케한다. 불쑥 찾아온 봄의 기운이 완연한 그런 오후였다. 예전에 클레이필드에서 첨사이드 까지 일하러 다닐 때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지났던 길인데, 이처럼 한가로운 오후에 찾게되니 새로운 기분이다. 



툼불에서 시작해서 너지(Nudgee)해안 또는 분달 늪지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의 출발지점이다. 케드론 냇물을 옆에 끼고 끝없이 펼쳐진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뭐라 형용하기 힘들다. 평소에 차를 타고 지나가면 결코 볼 수 없는 숨겨진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눈으로 보이는 풍경, 살갗에 닿는 바람의 느낌, 귓가에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코를 간지르는 향긋한 꽃내음. 적어도 이럴 때는 호주라는 나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몇 십 분을 달려도 지나가는 자전거 한 두 대 외에는 인적 조차 보이지 않는 한적한 길. 한 편엔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을, 다른 한 편엔 넓은 초원을 끼고 저 멀리 보이는 파란 하늘을 향해 밟는 페달이 경쾌하다. 정말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라는 표현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넛지 해안으로 가는 도로에서 마주친 슬픈 자전거. 호주 도로를 지나다보면 이렇게 교통사고가 났던 지점을 표시해 두는 꽃다발이나 십자가를 종종 보게된다. 이 곳은 좀 특별한 경우다. 이미 3년 전 사고를 당한 슬픈 영혼은 아직도 목격자를 기다리고 있다. 




넛지 해안에 이르기 전에 분달 늪지 입구와 마주치게 된다. 늪지대와 숲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는 최근에 달려 본 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요즘은 겨울에 추위(?)를 피해 북쪽으로 이동했던 새들이 다시 돌아오는 시기라 정말 많은 새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잠시 멈춰서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본다. 마치, '봄날은 간다'에서 자연의 소리를 담던 주인공들처럼...



즐거운 라이딩은 치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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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루트는 세인트 루시아에서 뉴스테드 까지 왕복 30km. 세인트루시아에서 투엉 까지 한 두번 가량 경사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평이한 코스.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근교에 사는 사람들의 운동 코스로도 매우 좋을 것 같다. 




투엉(Toowong)역을 지나면 브리즈번 강을 끼고 자전거 도로가 시작된다. 예전에 밸리 지역에서 일할 때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왕복하던 길을 오랜만에 여유롭게 달려 본다. 


 


자전거를 탈 때 가장 즐거운 것은 평소에 익숙하던 풍경들이 어딘가 새롭게 다가 온다는 점이다. 매일 같이 학교를 갈 때 지나며 보는 브리즈번 강의 풍경들. 자전거 위에서 보는 이 풍경은 차 안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 가는 풍경과는 달리 한껏 여유로움을 뽐낸다.


 


세인트루시아에서 브리즈번 시내 까지, 약 4km가 조금 넘는다. 꼭 시내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한 번 쯤 살아 볼 만한 동네이다. 물론, 주변 지역에 비해 비싼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내 중심가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버스를 타도 좋고, 이렇게 자전거를 타면 약 10-15분이면 시내에 도착할 수 있으니... 



윌리암 졸리 브리지. 브리즈번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몇 몇 교량 중 하나이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강변을 따라 하이게이트힐(Highgate Hill)을 거쳐 더튼공원(Dutton Park)을 지나 세인트루시아로 돌아가는 짧은 루트가 된다. 



시내를 거쳐 QUT 가든 캠퍼스를 끼고 브리즈번 시내의 명소인 보타닉 가든을 지난다. 



보타닉 가든 반대편으로 캉가루포인트 지역. 예전에 저 절벽 위에서 캉가루를 많이 낙사 시켰다는 지명의 유래. 믿거나 말거나^^;


 


밸리 지역에서 캉가루 포인트를 연결 시켜주는 스토리 브리지. 굽이 굽이 흐르는 브리즈번 강과 그 주변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는 도심의 빌딩들. 화창한 날 이 자리에 서서 내려다 보는 브리즈번의 풍경은 호주 어느 도시에 비할 바가 아니다. 브리즈번 최고~


 


뉴팜 공원을 지나서 뉴스테드 지역으로 향하는 길. 강물을 유유히 헤치고 지나가는 쿠카부라 식당 배가 보인다. 저녁 뷔페가 $69 정도로 좋은 날 한 번 쯤 가봐도 좋을 듯 하다. 음식 맛은 보통-_-; 야경 보는 값이라고 할까.


 


열심히 달리고 다시 점심시간~ 요건 태국 스타일 오징어 샐러드. 호주엔 엄청난 맛집은 없어도 세계 각 국의 음식을 고루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osted by 세월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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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Brisbane Times>


호주는 자전거를 타기 참 좋은 곳이라 생각된다. 한국에선 워낙 자전거 도난도 많고, 탈 곳도 마땅치 않아 마지막 자전거 분실 후엔 탈 생각을 한 번도 안했는데, 브리즈번에 온 이후로 한국에서 평생 탄 만큼은 탄 것 같다.


물론, 한국과 비교하면 자전거 타기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호주인들은 그들의 자전거 인프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도 유럽의 네덜란드 같은 국가들과 비교하며 호주의 낙후된(?) 자전거 도로와 사고 위험성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얼마 전 기사에서는 유럽을 본따 만든 '씨티 사이클' 시스템이 완전 망했는데, 그 이유 역시 자전거를 타기에 도로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도와 별도로 자전거만 다니는 하이웨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와~


암튼, 오늘은 휴일을 맞아 숀클리프에서 레드클리프 까지 왕복 35킬로 정도 자전거를 탔다.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모턴베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 자전거 도로인데 경사도 전혀 없고, 아름다운 경치를 계속 보며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어린 아이들도 많아서 다소 주의하며 타야 한다는 것이 주의할 점이다. 



자전거를 차에 부착하기 위한 랙을 구입했다. 집앞에 있는 99바이크에서 클럽 가격으로 79$에 구매했는데, 오늘은 공휴일 기념 선물로 스페어 튜브도 하나 받았다. 처음엔 과연 저기에 자전거를 매달고 맘편히 갈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자전거를 장착했다. 밖에서 보나 안에서 보나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차에 달고 가던 자전거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은 없다고 위안하며 출발했다^^



어느덧 출발지인 숀클리프가 멀어졌다.


레드 클리프와 브리즈번을 빠르게 연결해주는 다리이다. 길이가 상당하다. 4-5킬로는 될 것 같다. 다리 한 가운데 낚시를 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오거나 걸어오지 않으면 올 수 없는 곳이다. 어느 방향에서 와도 넉넉잡아 2킬로 이상은 와야 하니까 낚시에 대한 대단한 집념을 가진 자들을 위한 곳인 것 같다. 난 이미 다음에 여기서 낚시하는 내 모습이 그려진다. 



레드 클리프 남쪽 지역인 우디포인트. 어린 시절 만들어 물에 띄우고 놀던 종이배를 유리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이다.

 


브리즈번의 사우스뱅크 인공호수의 레드클리프 버젼이라고 할까. 그런데 여기가 규모도 좀 더 크고, 돌아 앉으면 바로 푸른 해안이 눈 앞에 들어온다.




페달을 밟는 내내 눈을 한 시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해안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뭐, 휘트선데이 같은 곳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상과 어우러진 바다의 모습은 어딘가 사람의 기분을 좋게하곤한다. 


 

Posted by 세월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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