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밤, 도톤보리 입구


이제 막 내 인생의 첫 일본 여행을 마친 내가 누군가에게 오사카 여행의 팁을 준다는 것은 아마도 네이버에서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의 무의미한 반복이 아닐까? 이 기록은 무엇보다 내 개인적 기록이 될 것이며,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는 누군가에게는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호기심과 기대를 유발하는 정도의 기록이길 바라며 적어 본다.


우선 나와 아내의 일정은 3박 4일. 호주에서 아침에 출발해 일본에 저녁 무렵에 도착하고 마지막 날엔 오후 2시에 한국행으로 사실상 본격적인 여행은 이틀 밖에 할 수 없었다. 처음 항공권을 예매할 때 일본 여행이 아닌 단순한 경유지 체류 정도의 의미만 두었기에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전 도착, 저녁 귀국의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나의 첫 일본여행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실 특정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흥 같은 것은 아니다. 국내 여행을 많이 해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돌아 본 곳 중에 인상 깊었던 교토의 사찰 풍경은 우리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보다 더 내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이라는 이웃나라의, 유사하면서도 너무나 다른 그 일상의 풍경들이었다. 


출근 시간, 우메다 역사를 걷는 그들의 모습. 한국의 출근시간 모습 만큼이나 분주했지만 그 가운데 느껴지는 규칙성은 자꾸만 군국주의 일본의 그것과 겹쳐져 불편했다. 아주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너무나 일정한 속도로 정해진 방향을 향해 태엽 감긴 로봇처럼 움직이는 그 모습이 소위 '일본의 국민성'이라 불리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철 안에서도 모두가 같은 방향을 응시하고 서 있다가 같은 속도로 타고 내리는 그 모습, 어디선가 일본의 '질서정연함'이란 이야기로 들어봤던 일화들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을 때 내가 느꼈던 것은 잠깐의 경이로움과 오래도록 모골이 송연해 지는 두려움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전거 타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 듯 보인다 


 

세계적인 자동차 수출국 일본은 큰 차는 만들어 다 수출하고 정작 자신들은 경차만 타는 것 같다


<여행 정보> 

우리와 같은 일정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바로 교통 패스의 구매다. 결론을 적자면 우린 도착하는 날에 그냥 전철표를 구매해 호텔로 이동했고, 마지막 날은 오사카 주유패스 (Osaka Unlimited) 확장판 (2300엔)을 이용했다. 간사이 스루패스는 고민해봤지만 결국 구매하지 않고, 대신 한큐패스(700엔)+교토버스패스(500엔)를 이용해 둘째 날을 보냈고, 셋째 날은 아리마 로코 패스 한큐 확장판(2500엔)을 이용했다. 


교토 여행은 하루를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 기온 - 청수사(기요미즈데라) - 남선사 (난젠지) - 철학의 길 - 은각사 (긴카쿠지) - 교토역사로 이어진 행선지는 동선이 짧아 하루만에 둘러 보는 데 문제가 없었다. 청수사와 은각사의 상이한 매력 비교해 보는 것이 포인트. 걷는 것을 좋아하고, 유명한 관광지보다 그곳의 소소한 일상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에겐 기온 거리와 철학의 길 위에서 보낸 시간도 무척 즐거웠다. 


 

기온 거리의 풍경들


 

청수사와 은각사


온천에 가보고 싶었기에 셋째 날엔 오사카 근교에서 유명한 아리마 온천을 찾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로코산의 풍경도 보고픈 마음에 아리마 로코 패스를 구매했는데, 강풍으로 케이블카가 운행하지 않아 열차를 타고 가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혹시라도 케이블카를 탈 계획이 있다면 미리 운행여부를 확인하고 패스를 구매하는 것이 팁! 우리가 찾은 날은 그 곳에서 가장 크고 괜찮다고 알려진 온천이 휴무였던 터라 작은 대중온천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규모도 협소하고, 조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했던 측면이 없지 않다. 


 

초밥과 회는 일본 여행의 묘미!






Posted by 세월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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