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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6 보간(Bogan)이란 말을 들어 보셨나요? 2



"호주 사람들은 옷을 정말 막(?) 입는다?" 혹은 "호주 사람들은 격식이 없고 자유분방하다?"


호주에 오신 분들이라면 이런 느낌을 받으신 적이 분명 있다고 생각됩니다. 머리는 부시시하고, 옷은 집에서 잘 때 입는 건지, 일할 때 입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그런 인상의 친구들. 저도 처음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왔을 때는 그런 친구들을 '전형적인 호주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은 호주인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들이 '일반적인 호주인'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친구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http://www.bogan.com.au


보간(Bogan) (발음: boe-gn)
사실, 이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그런 의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일종의 슬랭인 셈이죠. 하지만 호주인이라면 그 의미를 명확히 정의하진 못해도, 누구를 Bogan이라 불러야할 지는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호주에서 노동자 계층(Working class)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어쩌면 다소 비하의 의미를 내포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Bogan들은 서로를 그렇게 지칭하며, 가족적 연대를 만드는 경향이 있답니다. 그래서 실제로 한 집에 공동으로 거주하는 Bogan들이 많다고 합니다. 다음은 보간 웹사이트에서 이야기하는 그들의 일반적인 이미지입니다.

1. 상황에 전혀 맞지 않고, 눈에 띄게 부족한 옷입는 센스

2. 부족한 위생 관념.  일반인이 사용하는 향수가 오데 토일렛 (Eau de Toilette)이라면, 가장 Bogan다운 향수는 화장실의 악취 (Odour of Toilet)란 농담이 있습니다.   

3. 독특한 언어. 소위, 보글리쉬(Boaglish)라 불리는 그들의 영어를 들어보신 적이 많으실 겁니다. 보글리쉬에는 i나 g를 포함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ing로 끝나는 단어를 보통 -un으로 발음 한다고 하죠. 예를들면, 슈팅(shooting)이란 단어를 보간들은 슈튼(shootun)에 가깝게 발음한다고 합니다. 이 원리를 잘 생각하며, 평소에 잘 안들렸던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ㅎㅎ

4. 특정한 종류의 차량 소유: 일반적으로 홀덴 코모도어와 포드 팔콘이 전형적인 보간들의 차량이랍니다.
 

http://www.bogan.com.au


5. 음악적 취향 - 메탈 혹은 펍 락. 예, AC/DC



6. 직업 - 무직, 혹은 레이버(Labour)

7. 관리가 잘 안된 집 - 베란다는 흡연실, 부엌은 술 보관 창고...ㅋㅋ
 



어떻게 보면 사회의 하부 계층, 빈민 등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호주에선 이들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 일변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들은 서로를 Bogan이라 부르며 일종의 연대의식을 형성하고, 그들 가운데서도 가장 보간스러운(?) 친구는 '짱'으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한국에 '폐인문화'라는 것이 있다면 호주엔 Bogan 문화가 있다고 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Bogan을 호주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오해하는 주요 이유가 일반적으로 처음 호주에 와서 구하는 일자리가 바로 이들이 주로 일하는 곳과 대체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 부터 식당에서 일했는데, 당시엔 몰랐지만 이 Bogan이란 의미를 알게 된 이후론 그 곳에서 일했던 많은 친구들 (가끔, 똘기가 충만하다고 생각되던 녀석들)이 일반적인 Bogan이란 사실을 금세 알게 되었지요.

그들을 향한 편견 중 하나는 바로 "보간=인종주의"란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틀렸다고 말하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혹시라도 길을 가다 차안에서 고함을 치거나, 계란 따위를 던지는 녀석들을 만난적이 있다면 그들이 일반적으로 Bogan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들이 가진 직업분야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외국인들이 가지는 직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일종의 불안심리도 포함된 행동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인데, 이들처럼 대놓고 외국인을 무시하는 존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앞에서는 말하지 않지만 뒤에서는 다른 말과 행동을 하는 일부 "교육받은 백호주의자"들일 것입니다.  

Posted by 세월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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