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패럴림픽' 순위를 아시나요?
흔히 '장애인 올림픽'으로 불리는 패럴림픽은 그리스어인 'para' (나란히, 옆)와 'Olympic' (올림픽)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조어이다. 올림픽이 종료된 뒤 개최 도시에서 '나란히' 열린다는 의미이다.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지난 8월 30일부터 패럴림픽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소식으로 가득했던 인터넷 포탈과 언론사 '닷컴'에서 관련 기사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지레짐작이지만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패럴림픽에 가장 무관심한 나라로 지목된 북한의 유일한 참가 선수 (사진: News.com.au)
나 역시 지금 한국에 있었다면 패럴림픽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나마 이곳 호주 언론에는 패럴림픽에 관한 기사가 자주 올라오는 편이라 경기가 진행 중이란 사실만 넌지시 알고 있을 뿐이다.
한 언론에서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각 국가별로 얼마나 패럴림픽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지를 평가해 '부끄러움과 명예 지수'(Shame and Fame Index)를 발표했다. 0에서 10으로 이루어진 이 지수가 높을수록 패럴림픽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국가라는 의미이다.
먼저, 가장 적은 관심을 보이는 국가로 북한(0점), 미국(2점), 일본(4점), 헝가리(4점), 이탈리아(5점)가 지목되었다. 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런던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에 한 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금번 패럴림픽 뿐 아니라 과거에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올림픽 중개를 했던 NBC가 단 한 번도 실황중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지적 받았다.
한편, 높은 점수를 기록한 국가는 개최국인 영국(10점)을 비롯해 호주(9점), 중국(8점), 우크라이나(8점), 나이지리아(7점)가 선정되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올림픽에선 단 한 개의 매달도 획득하지 못했지만 패럴림픽에서는 현재까지 11개의 매달을 획득했다.
평가를 실시한 언론 조차 중국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에 놀라움을 표했다. 중국 수영팀의 장홍구(张鸿鹄) 코치는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와 인민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것이 패럴림픽 선수들에게 높은 수준의 체계적인 훈련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말의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이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겠다.
이 평가에서 9점을 기록한 호주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5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호주 공영방송인 ABC는 100시간 이상을 패럴림픽 중개에 할애하고 있다. 정부 역시 지난 4년 간 패럴림픽 선수단에 4천 5백만 호주 달러(약 5백억원)를 지원했다.
사회적 소외 계층을 위한 적은 복지 예산 조차 국회에서 삭감해 버리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대비된다. '공공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복지논쟁이 단순히 선거 전략이 아니라 소외된 계층을 위한 공공성의 발로이길 기대해 본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현재 패럴림픽에서 18위를 기록 중이다. '부끄러움' 국가에 선발되지 않은것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