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자전거 타기] 숀클리프 - 레드클리프
<Picture: Brisbane Times>
호주는 자전거를 타기 참 좋은 곳이라 생각된다. 한국에선 워낙 자전거 도난도 많고, 탈 곳도 마땅치 않아 마지막 자전거 분실 후엔 탈 생각을 한 번도 안했는데, 브리즈번에 온 이후로 한국에서 평생 탄 만큼은 탄 것 같다.
물론, 한국과 비교하면 자전거 타기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호주인들은 그들의 자전거 인프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도 유럽의 네덜란드 같은 국가들과 비교하며 호주의 낙후된(?) 자전거 도로와 사고 위험성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얼마 전 기사에서는 유럽을 본따 만든 '씨티 사이클' 시스템이 완전 망했는데, 그 이유 역시 자전거를 타기에 도로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도와 별도로 자전거만 다니는 하이웨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와~
암튼, 오늘은 휴일을 맞아 숀클리프에서 레드클리프 까지 왕복 35킬로 정도 자전거를 탔다.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모턴베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 자전거 도로인데 경사도 전혀 없고, 아름다운 경치를 계속 보며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어린 아이들도 많아서 다소 주의하며 타야 한다는 것이 주의할 점이다.
자전거를 차에 부착하기 위한 랙을 구입했다. 집앞에 있는 99바이크에서 클럽 가격으로 79$에 구매했는데, 오늘은 공휴일 기념 선물로 스페어 튜브도 하나 받았다. 처음엔 과연 저기에 자전거를 매달고 맘편히 갈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자전거를 장착했다. 밖에서 보나 안에서 보나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차에 달고 가던 자전거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은 없다고 위안하며 출발했다^^
어느덧 출발지인 숀클리프가 멀어졌다.
레드 클리프와 브리즈번을 빠르게 연결해주는 다리이다. 길이가 상당하다. 4-5킬로는 될 것 같다. 다리 한 가운데 낚시를 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오거나 걸어오지 않으면 올 수 없는 곳이다. 어느 방향에서 와도 넉넉잡아 2킬로 이상은 와야 하니까 낚시에 대한 대단한 집념을 가진 자들을 위한 곳인 것 같다. 난 이미 다음에 여기서 낚시하는 내 모습이 그려진다.
레드 클리프 남쪽 지역인 우디포인트. 어린 시절 만들어 물에 띄우고 놀던 종이배를 유리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이다.
브리즈번의 사우스뱅크 인공호수의 레드클리프 버젼이라고 할까. 그런데 여기가 규모도 좀 더 크고, 돌아 앉으면 바로 푸른 해안이 눈 앞에 들어온다.
페달을 밟는 내내 눈을 한 시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해안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뭐, 휘트선데이 같은 곳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상과 어우러진 바다의 모습은 어딘가 사람의 기분을 좋게하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