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학원 코스웍? 리서치?
호주 대학원 유학을 준비할 때 많은 분들이 어리둥절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코스웍(Coursework)과 리서치(Research)입니다. 조금 조사를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는 영국식 대학 제도를 가진 국가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학교 조사를 위해 알아 본 곳 중 영국, 호주, 싱가폴, 홍콩 등의 학교에서 이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대학원이라면 연구와 논문을 떠올리기 쉽기 때문에 리서치 과정이 좀 더 우리 대학원 과정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코스웍 과정이 오히려 더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규 수업을 듣고 이와 관련해 과제와 평가가 존재하며 논문이 학위를 위한 일부 요건 (Partial fulfillment)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리서치 과정의 경우 코스웍보다 지원 요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과정 시작과 동시에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할 능력을 상당부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 석사를 코스웍으로 했는데, 지원 과정에서 학업계획서나 추천서 등도 요구 받지 않았습니다. 지원서와 대학 성적이 제가 입학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부였습니다. (물론, 다른 전공에서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리서치 박사과정을 지원할 때는 (리서치 석사도 마찬가라고 함), 구체적인 연구계획서 및 학과 교수 추천서 등 요구하는 서류가 더 많았습니다.
보통, 코스웍 석사를 할 때 처음 생기는 의문점이 과연 이것이 그동안 우리가 들었던 '석사'와 같은 학위로 인정되는 것일까 하는 점입니다. Diploma, Certificate, Postgraduate diploma 등 기존에 본 적이 없는 다양한 Qualification이 존재하는 호주에서 코스웍을 통해 취득한 석사가 혹시 인정이 안되는 것이 아닐가 하는 의문점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겠죠. 저 역시 처음엔 코스웍을 지원해 놓고, 나중에 리서치 과정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혹시 이 학위를 통해 박사과정을 진학 못해서, 리서치 과정을 다시 들어야 하는것은 아닐까 걱정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석사보다 보통 기간이 짧고 (1-1.5년), 논문이 없는 과정도 있지만 엄연히 석사로 인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단, 코스웍 과정을 이수한 뒤 리서치 박사를 지원하려면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학교마다 조건이 다르나 UQ의 경우 과정의 25% 이상을 리서치와 관련된 것으로 이수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저와 같이 소논문 과정(6 Unit)을 이수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각종 연구방법론, Practicum 등 연구 관련 과목을 다 합해서 총 유닛의 25% 이상을 들었다면 가능한 것입니다. 때때로, 호주 코스웍 석사를 하신 뒤 미국 박사를 지원하시는 분들 (과거의 저 처럼)도 계실 것입니다. 이 경우엔 오히려 제약이 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가 기존에 알았던 상식 - 석사 졸업 후에 박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 - 과 달리 4년제 학사 졸업이 박사과정 지원 요건인 경우가 호주나 미국에 많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미국은 석박사 통합과정이라 그런 경우도 많긴 했습니다.